핫코다산(八甲田山/1,584m/아오모리현)

핫코다산은 아오모리 시 남쪽에 솟아 있는 복식 화산의 총칭이며, 일본백명산의 하나이다. 핫코다산이라는 이름의 단독봉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와키산(岩木山)’과 마찬가지로 혼슈 최북부에 있는 화산군을 핫코다산이라고 한다. ‘신센 무쓰노쿠니시(新撰陸奧國志)’에 따르면 그 명명의 유래는 여덟 개의(=많은) (=투구) 모양의 봉우리와 정상 주변에 많은 다시로(田代)’(=습원)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 화산 활동은 평온하다. 산 주변은 세계에서도 유수의 폭설 지대이다.

1902년에 일본 육군 제 8사단의 아오모리 보병 제 5연대가 눈속 행군 연습 중에 기록적인 한파로 인한 눈보라를 만나 210명 중 199명이 사망한 핫코다 눈속 행군 조난 사건이 발생하였고, 그를 바탕으로 닛타 지로(新田次郞)’가 소설 핫코다산 시노호코(八甲田山死の彷徨)’를 지었다.

덧붙여 육상자위대 아오모리 주둔지에 위치한 5 보통과 연대도 매년 엄동기에 핫코다 산계에서 동계 눈속 전투 기술 연습을 실시하고 있다.

핫코다산은 부근에 있는 도와다 호와 마찬가지로 칼데라를 가지는 화산군이다. 넓은 습원이 있는 다시로다이라(田代平)’ 부근의 분지상 지형이 칼데라의 북쪽 절반에 상당하며, 남쪽 절반은 칼데라가 형성된 후에 분화한 핫코다 오다케(八甲田大岳)’ 등의 화산군이 부풀어 올라 있다. ‘구시가미네(櫛ケ峯)’가 있는 미나미 핫코다(南八甲田)’는 오래된 칼데라 화산에 상당한다. 칼데라를 형성한 거대 분화는 밝혀진 것만으로 과거에 두 번(65만년 전과 40만년 전) 일어났다. 미나미 핫코다는 두 번째 칼데라 분화가 일어나기 전에 화산 활동을 마쳤다. ‘기타 핫코다(北八甲田)’는 칼데라 남쪽 절반을 메우면서 16만년 전부터 활동을 시작하여, 분화를 되풀이하면서 많은(그다지 크지 않은) 성층 화산을 형성하였다. 역사 시대의 기록에는 용암을 유출하는 등의 큰 분화는 없으나, 산군 곳곳에서 화산 가스가 분출되고 있다. 1997년에는 훈련 중이던 자위대원 3명이 분지상 지형 안에서 분출하여 체류하고 있었던 고능도 탄산가스로 질식사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2010 6월에는 스카유온센(酸ヶ湯溫泉)’ 위의 등산로에서 벗어난 계곡에 산채를 채집하러 온 여자 중학생 1명이, 현장에 체류하고 있었다고 추측되는 화산 가스로 인해  중독사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핫코다 산계는 핫코다 오다케를 맹주로 하여 남북 2화산군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중간에 수이렌누마(睡蓮沼)’를 포함한 습원 지대가 있다.

산계를 구성하는 산들은 국도 104호선과 국도 394호선이 중복된 도로를 경계로 기타 핫코다 산계와 미나미 핫코다 산계로 나뉘며, 후자에 더 오래된 지층이 있다.

기타 핫코다 산계의 봉우리는 다음과 같다.
북쪽에서 마에다케(前嶽)’(1,252m), ‘다모야치다케(田茂)’(1,324m), ‘아카쿠라다케(赤倉岳)’(1,548m), ‘이도다케(井戶岳)’(1,550m), 오다케(1,584m), ‘고다케(小岳)’(1,478m), ‘다카다오다케(高田大岳)’(1,552m), ‘히나다케(雛岳)’(1,240m), ‘이오다케(硫黃岳)’(1,360m), ‘이시쿠라다케(石倉岳)’(1,202m)

미나미 핫코다 산계의 봉우리는 다음과 같다.
북쪽에서 사카사가와다케(逆川)’(1,183m), ‘요코다케(橫岳)’(1,339m), ‘사루쿠라다케(猿倉岳)’(1,354m), ‘고마가미네(駒ヶ峯)’(1,416m), 구시가미네(1,517m), ‘노리쿠라다케(乘鞍岳)’(1,450m), ‘이오다케(硫黃岳)’(1,360m), ‘난부아카쿠라다케(南部赤倉岳)’(1,290m)

핫코다산은 그 이름이 유래된 많은 고지 습지로 유명하다. 이 습원군이 있기 때문에 다른 고산에 비하여 핫코다산의 경관은 특이하다고 할 수 있다.

l 센닌타이(仙人岱)
센닌타이는 스카유온센(핫코다 비지터 센터)에서 오다케로 올라가는 도중의 비교적 정상에 가까운 곳에 있다. 센닌타이 안에는 다쓰고로(辰五郞)’ 약수터가 있다. 또 이곳은 히메와타스게’(애기황새풀)가 분포하는 남쪽 한계이며, 그 밖에 모센고케’(끈끈이주걱) 등도 생식하고 있다. 목도(木道)도 있으나, 이전에 등산객들이 지나치게 짓밟아서 심하게 황폐하고 나지화된 곳도 많기 때문에, 현재 식생의 부활을 꾀하고 있다. 산청개구리나 영원 등 양서류도 많이 볼 수 있다.
l 게나시타이(毛無岱)
게나시타이는 오다케에서 오다케 안부 산장(대피소)을 거쳐 스카유온센으로 내려가는 도중에 있으며, ‘가미케나시타이(上毛無岱)’, ‘나카케나시타이(中毛無岱)’, ‘시모케나시타이(下毛無岱)’라고 이름지어진 광대한 습지이다. 나카케나시타이의 계단에서 바라보는 시모케나시타이의 전경은 많은 등산객이 걸음을 멈춰 사진을 찍는 절호의 촬영 포인트가 되어 있다. 테라스가 있어 풍경을 보면서 휴식할 수도 있다.
l 다모야치(田茂)
다모야치[1]는 핫코다 스키장의 핫코다 로프웨이(케이블카)로 오르는 다모야치다케 정상에 펼쳐진 습원이며, 목도가 조롱박(영어로 gourd)처럼 8자 모양인 고드 라인을 걸을 수 있다. 맑은 날에는 아카쿠라다케와 이도다케 그리고 오다케가 눈앞에 보이고, 그쪽으로 종주하는 길과 게나시타이로 빠지는 길이 있다. ‘미쓰가시와’(조름나물) 등 다양한 고산 식물도 볼 수 있다. 특히 7월 하순부터 8월 중순까지 피는 긴코카’(학명 Narthecium asiaticum)의 군생과 10월 상순의 풀단풍은 아름답다. 케이블카의 산정 공원 역에는 매점과 화장실, 식당 등이 완비되어 있다.
l 수이렌누마(睡蓮沼)
수이렌누마는 국도 104호선과 국도 394호선이 중복된 도로에 있는 수이렌누마 버스 정류장에서 계단을 오른 곳에 있어서 접근하기가 쉽다. 입구에는 작은 목도가 있으나, 늪 둘레길은 없다. 수이렌누마의 이름은 늪에 자라는 '히쓰지구사'(수련)에 유래된다. 수이렌누마를 포함한 부근 일대의 습지는 '다카다야치(高田谷地)'라고 하며 다카다오다케의 남서쪽에 있다. 전망데크와 화장실이 완비되어 있다.
l 다시로다이라(田代平) 습원(일명 다시로야치(田代萢)’)
다시로다이라 습원은 '핫코다온센(八甲田溫泉)' 부근에 있으며, 아오모리 시의 천연기념물로 선정되어 있다. 다른 습원에 비하여 해발 고도가 낮기 때문에 색다른 면이 있다. 다른 늪지에는 히쓰지구사가 생육하는데, 이곳에는 개척민들이 가지고 온 것이 그대로 정착한 온대성 수련이 생육하고 있다. 핫코다온센에서 습원으로 들어갈 수 있으며, 습원가에는 파란 '도리이(鳥居)'(신사의 문)가 서 있는 '류진누마(龍神沼)'가 있다. 습원 내의 길은 한 바퀴 1시간 정도 소요된다. 6월 중순에는 '와타스게'(황새풀) 이삭이 만개되어 온통 바다처럼 보인다. 같은 계절에는 '렌게쓰쓰지'(주황철쭉) '히메샤쿠나게'(각시석남), ‘쓰루코케모모’(크랜베리) 등도 볼 수 있다. 6월 하순에는 닛코키스게’(각시원추리), 7월에는 가키란’(닭의난초)네지바나’(타래난초), 모센고케 등을 볼 수 있다. 8월 하순에 우메바치소’(물매화)사와기쿄’(숫잔대) 등이 피면 가을 기운을 느끼게 된다.
l 지고쿠야치(地獄萢)
스카유온센 부근의 '지고쿠누마(地獄沼)' 동쪽에 있는 습원이다.
l 아카미즈야치(赤水萢)
스카유온센 부근의 아카미즈 계곡 상류부에 있는 습원이다. 지고쿠야치 남쪽에 있다.
l 야치(谷地) 습원
'야치온센(谷地溫泉)' 동쪽에 있는 습원이다. 야치 습원 자체에는 출입할 수 없으나야치온센 앞에 있는 전망대 부근이나 국도 길가에서 습원의 식물을 볼 수 있다.
l 요코누마야치(橫沼萢)
'사카사가와다케(逆川岳)' 남쪽에 있는 '요코누마(橫沼)' 서쪽에 펼쳐진 습원이다.
l 사카사가와야치(逆川萢)
고마가미네, 구시가미네의 북쪽, 사카사가와 상류 일대에 있는 습원의 총칭이다.
l 야히쓰야치(矢櫃萢)
사루쿠라온센(猿倉溫泉)에서 통칭 '규도(舊道)'라고 불리는 길을 따라가면 '야히쓰바시(矢櫃橋)'라는 다리가 있는데, 그 앞에 펼쳐진 작은 습원이다. 와타스게 등의 고산 식물을 볼 수 있다.
l 이치노사와(一ノ澤) 분기점의 습지대
노리쿠라다케로 향하는 등산로와 규도(舊道)의 분기 지점에 있는 습지대이다. '시나노킨바이'(애기금매화) '하쿠산치도리'(북방제비난초) 등이 핀다.
l 오세누마(黃瀨沼) 분기점의 습원
규도(舊道) 오세누마 분기 지점에 있는 습원이다. 규도에서 남쪽으로 들어가자 곧 못둑이 산재하는 습원이 있다. 그 밖에 이치노사와 분기점와 '지고쿠토게(地獄峠)' 사이에도 작은 습원이 많이 산재한다.
l 오세야치(黃瀨萢)
규도(舊道) 구시가미네 등산로와의 분기 지점 부근에 있는 습원이다. '히쓰지구사'(수련)닛코키스게’(각시원추리) 등을 볼 수 있다.
l 오세누마야치(黃瀨沼萢)
노리쿠라다케(乘鞍岳) 남쪽 중턱의 오세누마(黃瀨沼) 부근에 있는 습원이다. ‘와타스게’(황새풀)쓰루코케모모’(크랜베리) 등이 핀다. 오세누마 호숫가가 습원이 되어 있으며 목도(木道)를 걸어 남단까지 이동할 수 있다.
l 소데가야치(袖ヶ谷地)
오하나베야마(御鼻部山) 정상 부근에 있는 오하나베구치(御鼻部口)에서 입산하여 규도(舊道)를 북쪽으로 2시간 정도 걸으면 소데가야치 습원이 나타난다. 등산로 양쪽에 습원이 펼쳐져 있으며, ‘다치기보시’(비비추)사와기쿄’(숫잔대) 등이 핀다. 해발은 860m 정도이다. 소데가야치의 서쪽 습원을 곧장 가로질러 발자국을 따라 서쪽으로 덤불 속을 5분 정도 걸어가면 소데카의 삼나무가 있다. 신사의 삼나무 가로수를 상기시키는 굵은 삼나무의 군락이 있다. 보통 이 지역의 삼나무가 자랄 수 있는 한계가 해발 700m 정도이기 때문에, 아오모리의 삼림 시험소에서는 한랭지에 강한 삼나무를 만들려고 시험적으로 이 지역의 삼나무 모종을 재배하면서 연구한 적이 있다.
l 마에야치(前谷地)
소데가야치에서 북쪽으로 더 3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습원이다. 여기까지는 뚜렷한 길이 이어진다. 식생은 소데가야치와 비슷하다.
l 오야치(大谷地)
마에야치에서 북쪽으로 더 5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광대한 습원이다. 다키노마타사와(瀧ノ又澤) 계곡과 오세가와(黃瀨川) 중간에 위치해 있으며, 오세야치 남쪽에 펼쳐져 있다. ‘모센고케’(끈끈이주걱)다치기보시’(비비추) 등이 생육한다. 오야치를 지나 더 북쪽으로 가면 가레키누마(枯木沼)가 있다.

이렇게 핫코다산에는 습원이 많아 미즈바쇼’(물파초)모센고케’(끈끈이주걱) 등 다양한 고산 식물을 볼 수 있다. 산에는 오시라비소’(일명 아오모리 도도마쓰’, 일본 고유의 젓나무)의 숲이 있고, 능선에는 하이마쓰’(눈잣나무)가 우거져 있다.

다이쇼 시대에 스카유온센을 경영하던 고리바 나오요(郡場直世)’의 부인 후미는 부근의 고산 식물을 채집하고 그 표본을 각지의 연구 기관에 기증하였다. 그녀의 공적으로 인해 일찍부터 핫코다산의 식생이 연구되었으며, 스카유온센 부근에 도호쿠 제국대학의 연구 시설(도호쿠 제국대학 핫코다산 식물 실험소, 현재의 도호쿠 대학 식물원 핫코다 분원)이 만들어졌다. 또 그녀의 아들 고리바 칸(郡場寬)’은 식물학자이자 교토 대학 명예 교수 및 히로사키 대학 학장이었다.

케이블카가 다모야치다케에 설치되어 있어 겨울에는 스키, 적설기 이외에는 하이킹 기분으로 등산을 즐길 수 있다. 가을에는 온산이 단풍으로 물들어 화려한 색채를 뽐내는데다가, 등산로 옆에는 고케모모’(월귤)간코란’(시로미) 등이 많은 열매를 맺어 눈과 혀 모두를 즐겁게 만들어 준다. 또 겨울에는 도호쿠 지방에서도 유수의 폭설과 강한 계절풍에 의하여 오시라비소’(일본 고유의 젓나무)에 생기는 멋진 수빙(樹氷)을 즐길 수 있다. 더군다나 산기슭에 산재하고 있는 온천군은 천질이 다양하고 정서가 깊다.

기타 핫코다 산계의 등산로는 비교적 정비되어 있으나, 미나미 핫코다 산계의 등산로는 사람이 가까스로 이용할 수 있을 정도밖에 의도적으로 정비되어 있지 않는다. 그러므로 미나미 핫코다 산계의 산으로 비적설기에 올라가려고 하면 장시간 덤불을 헤치거나 황폐한 등산로를 이동하여야 한다. 미나미 핫코다 산계의 등산은 여름보다 산악 스키를 타고 적설기 등산을 하는 사람이 더 많다.

대표적인 등산 코스는 스카유온센 버스 정류장~센닌타이~핫코다 오다케~게나시타이~스카유온센 버스 정류장 원점 회귀 코스로 약 5시간 소요된다(해발 고도 차이 700m).

핫코다는 일본 유수의 산악 스키장으로서도 유명하며, 6km의 각 코스를 약 6개월에 걸쳐 즐길 수 있다.

[1]도호쿠 지방 사투리로 (야치)’=’谷地(야치)’=’谷戶(야토)’(=구릉지가 침식되어 형성된 골짜기)라는 뜻이다.

<2010 8 10일에 촬영한 동영상
(스카유온센에서 오다케 경유 원점 회귀)>

<지형도 오른 길=빨간 선 내린 길=파란 선>